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듯 두 손을 들어 보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서자 이미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이 두 사람의 눈에 가득 들어찼다 첫눈치고는 굉장히 많은 눈이 내리고 있었다 형 소원 빌어요 또 그 소리냐 그래도 속는 셈 치고 한 번 빌어 봐요 어느새 두 손을 모으고 눈까지 감은 하민이었다 태후는 그런 하민이의 모습이 순수하다 느낀 건지 희미하게 웃어 보 삼화 생각을 읽어낼 수가 없어 내가 여기서 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려고 저런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는 거야 가지 말라고 애원하는 척이라도 해야지 날 잡고 있는 그의 손을 감쌌다 그리고 오빠를 향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여기 있고 싶어 희윤아 내가 그 집에 들어가지 않아도 오빠랑은 만날 수 있는 거잖아 예상하지 못했던 걸까 오빠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어져 버렸다 블로그체험단 는데 그 천진난만한 표정 하나가 왜 이리 내 속을 긁는 건지 한 대 콱- 쥐어 박아주고 싶은 표정이었다 저 요구르트 괜히 사줬어 내 돈만 아깝지 너 내 얘기 안 들었지 다 들었어 같은 얘기 벌써 세 번째 듣고 있어 그래 내가 너한테 같은 얘기를 벌써 세 번씩이나 했구나 근데도 너는 왜 딴 소리야 쪼르륵- 경쾌한 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요구르트를 다 먹은 듯 인스타체험단 서 와줘도 뭐라고 하네 그래도 투덜대는 거 보니 살만한 가 보다 병실 안에 있는 냉장고 문을 열고는 미리 사가지고 온 음료를 넣어둔 뒤에 몸을 일으킨 태후가 침대 옆 간이 의자에 앉아 주위를 둘러봤다 병실은 한산하고 조용했다 열어둔 창으로 바람이 희미하게나마 새어 들어왔다 창밖으로는 초록 잎이 무성한 나무와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조금씩 들려오고 있었고 다 호텔침대 씬 낫다고 한참을 웃던 도하민이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까는 옥상 계단에서 올려다봐야 했기 때문에 정확히 알지 못했는데 이 녀석 재하오빠만큼이나 키가 크다 올려다보기가 힘들어질 정도로 말이다 기회 되면 또 보자 기회 되면 또 보자는 별로 달갑지 않은 인사를 건넨 채 멀어져 가는 도하민의 발걸음 소리가 귓가를 울렸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내 세라믹식탁 하나 뿐인 사진이 엉망이 되어버린 것이 더욱 슬펐다 이력서를 사가야 했지만 그 사실은 까맣게 잊어버린 채로 아파트를 향해 걸음을 옮겼고 12층에 도착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려던 순간이었다 너 거실 정리도 안 하고 어딜!! 언제 들어온 건지 편한 차림을 한 채 물이 담긴 컵을 든 채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강태후의 모습이 보였다 처음에는 화를 내려던 가죽소파 람을 맞고 나서야 내가 있는 곳이 얼마나 추운 지 느낄 수 있는 것만 같았다 하느님 왜 항상 눈이 내리는 계절에 제게서 무언가를 하나 가져가시면 무언가를 하나 주시는 건가요 하아 이 미련 곰탱아 여기가 네 집이야 춥지도 않아 어떻게 알았어요 집에 갔더니 너란 애 아예 모른다고 대답하잖아 대체 뭐야 아- 못 갔어요 왜 이제 제가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란